이름 없는 가이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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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회 작성일 26-01-27 17:29이름 없는 가이드
*본 작품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정신적 학대, 신체적 폭력 등 가학적 요소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. 작품 이용 시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.
“이름이 없다는 게 말이 돼?”
머리 위로 떨어지는 신경질적인 목소리에 남자는 가만히 고개만 숙였다. 제게 쏟아지는 짜증에도 남자의 표정은 무덤덤하기만 했다. 그 모습을 본 여름은 속에서 열불이 났다.
원하지도 않았는데 졸지에 가이드 하나를 숙소에 들이게 됐다. 센터에서는 드물게 매칭률이 높은 가이드라고 했지만, 여름에게 가이드는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,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.
다만 센터장이 한 달간은 무조건 같이 지내라고 강제 명령을 내린 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.
“맨날 야, 너라고 부를 수도 없는 일이고, 비급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하니까… 그래, 겨울. 겨울이라고 하자, 네 이름. 마침 눈도 오고 딱이네.”
한순간의 변덕이었다. 마침 숙소 앞마당에 눈이 내리고 있었고, 눈을 맞으며 서 있는 남자의 피부 또한 내리는 눈처럼 새하얬을 뿐이다. 그러나 남자의 입장에서는 달랐다.
인형처럼 고요하던 얼굴에 균열이 일었다. 남자, 아니 겨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. 살면서 처음으로 이름이 생겼다.
“…겨울.”
“뭐야. 벙어리인 줄 알았더니 말도 할 줄 알았냐?”
여전히 여름의 목소리는 거칠었으나 겨울은 그를 조심스레 올려다봤다. 하늘에서 꽃잎처럼 흩날리던 눈송이가 속눈썹 위로 사부작 내려앉았다. 차가운 감촉이 눈가에 스며든다. 반대로 작은 불씨가 피어오른 가슴은 따뜻하기만 했다.
한 번도 손끝이 시린 겨울을 반겼던 적이 없었다.
하지만 그게 제 이름이 된 순간, 겨울은 시리도록 하얀 계절을 사랑하게 될 것을 직감했다.
…눈앞의 에스퍼 또한.
“이름이 없다는 게 말이 돼?”
머리 위로 떨어지는 신경질적인 목소리에 남자는 가만히 고개만 숙였다. 제게 쏟아지는 짜증에도 남자의 표정은 무덤덤하기만 했다. 그 모습을 본 여름은 속에서 열불이 났다.
원하지도 않았는데 졸지에 가이드 하나를 숙소에 들이게 됐다. 센터에서는 드물게 매칭률이 높은 가이드라고 했지만, 여름에게 가이드는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,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.
다만 센터장이 한 달간은 무조건 같이 지내라고 강제 명령을 내린 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.
“맨날 야, 너라고 부를 수도 없는 일이고, 비급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상하니까… 그래, 겨울. 겨울이라고 하자, 네 이름. 마침 눈도 오고 딱이네.”
한순간의 변덕이었다. 마침 숙소 앞마당에 눈이 내리고 있었고, 눈을 맞으며 서 있는 남자의 피부 또한 내리는 눈처럼 새하얬을 뿐이다. 그러나 남자의 입장에서는 달랐다.
인형처럼 고요하던 얼굴에 균열이 일었다. 남자, 아니 겨울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. 살면서 처음으로 이름이 생겼다.
“…겨울.”
“뭐야. 벙어리인 줄 알았더니 말도 할 줄 알았냐?”
여전히 여름의 목소리는 거칠었으나 겨울은 그를 조심스레 올려다봤다. 하늘에서 꽃잎처럼 흩날리던 눈송이가 속눈썹 위로 사부작 내려앉았다. 차가운 감촉이 눈가에 스며든다. 반대로 작은 불씨가 피어오른 가슴은 따뜻하기만 했다.
한 번도 손끝이 시린 겨울을 반겼던 적이 없었다.
하지만 그게 제 이름이 된 순간, 겨울은 시리도록 하얀 계절을 사랑하게 될 것을 직감했다.
…눈앞의 에스퍼 또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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